‘온라인도매시장’, 전국으로 빠르게 손 뻗는다
2025.11.07
기존 오프라인도매시장 구조(좌)와 새로운 온라인도매시장 구조.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 ‘온라인도매시장’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지 유통업체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유통비용 절감과 가격 투명성 확보 등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온라인도매시장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가 개설·운영 중인 디지털 기반의 농산물 거래 시장이다. 생산자와 소비지의 유통·소매업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며, 프랜차이즈, 식자재마트, 온라인소매업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기존 오프라인도매시장은 산지에서 도매시장, 중간상인, 소매점을 거쳐 소비자에게 이르는 다단계 구조였다. 그러나 온라인도매시장은 산지에서 소비지로 직접 배송이 가능해 도매시장 반입, 상·하차, 재포장 등의 중간 물류 과정이 생략된다. 이에 따라 운송비·포장비 등 부대비용이 감소하고, 상품 신선도와 가격 투명성은 높아지는 효과까지 보이고 있다.현재 온라인도매시장에는 전국 약 5300여 명의 판·구매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3일 기준 누적 거래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최근 들어서는 식자재마트, 프랜차이즈, 온라인소매업체 등 소비지 중심 기업의 참여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중소형 유통업체도 안정적으로 원물을 확보할 수 있는 유통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이 같은 변화는 현장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소매 플랫폼 ‘온브릭스’는 충북의 스테비아 방울토마토 산지를 발굴해 도매시장 경유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오프라인 거래 대비 유통 비용률은 14.3%포인트 감소했고, 농가 수취가는 7.7% 상승했다.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물류 효율화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남 거제지역의 일부 슈퍼마켓은 물류 여건이 취약해 오프라인도매시장 의존도가 높았지만, 온라인도매시장 참여 이후 다품목 소량 배송이 가능해지며 거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경남거제수퍼마켓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동구매 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파프리카·양파·계란 등 다양한 품목의 합배송을 통해 기존 대비 12.4%의 물류비 절감 효과도 확인됐다.박은영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온라인도매시장은 시·공간 제약을 벗어난 플랫폼 기반 시장”이라며 “기존 오프라인 도매거래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주체들이 새롭게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판매자 가입 기준을 연매출액 20억 원 이상에서 2025년 10억 원으로 완화한 이후 중소업체 신규 가입과 거래 성사 등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수요를 면밀히 살피는 등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온라인도매시장은 산지와 소비지를 직접 연결해 유통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농산물 유통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지역 간 유통 격차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